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주인공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곤이 '고도(Godot)'라는 실체가 없는 인물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내용입니다. 작품 속에서 ‘고도’라는 인물은 끝내 등장하지 않고, 단지 전령을 통해 오늘은 못 오고 내일은 꼭 온다는 전갈만 보낼 뿐입니다.
Ray Farris(Credit Suisse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리세션 시나리오를 "the Godot recession"이라 칭합니다(WSJ, Why the Recession Is Always Six Months Away). 오매불망 기다려도 오지 않는 리세션을 고도(Godot)에 빗댄 것입니다. 하반기 리세션 시나리오는 근래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고 있습니다.
전주 발표된 미국 4월 고용보고서는 리세션 시나리오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고용시장은 우려만큼 빠르게 냉각되지 않고 있습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신규 주택과 자동차 수요는 여전히 견조합니다.
사상 초유의 팬데믹 쇼크 이후 긴축 국면에서 나타나는 경제 현상들은 과거의 프레임으로 해석하기 난해합니다. 연준은 추가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을 열어놓았을 뿐 인하 가이던스에 회의적입니다. 2분기 경제 지표의 냉각 속도가 지금과 유사하다면, 연준 통화 정책 경로 역시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236.40pt, 679.39pt로 시작했습니다. 역대급 리세션 컨센서스에도 주식 시장은 연초 이후 저점을 계속 높여가고 있습니다. 시장 전체 이익 성장이 정체 중인 와중에, 자체 성장 모멘텀을 갖춘 희소 업종군들의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글로벌 경기 상황과 연준 통화정책 경로가 현 수준을 지속한다면, 국내 증시 흐름도 박스권에서 크게 이탈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경험적으로 박스권 장세는 종목장을 잉태하는 최적 조건이었습니다.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이는 KOSPI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개별 재료를 갖춘 중소형주로 유동자금이 집중됩니다. 펀더멘털 데이터 기반의 솔루션퀀트 알고리즘은 5월 건강관리(28.6%), 산업재(+21.3%), IT(20.1%) 순으로 매수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5월 한 달도 평온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솔루션퀀트 대표이사 김윤서 올림